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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내일로! 순천

조복돌 2012. 2. 27. 22:05

친구가 여수 여행이 정말 좋았다고 한 것에 반해 난 여수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지 않았다.
우선 여수엑스포 공사현장이 너무 을씨년스러워보였고...
(물론 완공되면 달라지긴 하겠지만 ㅋㅋㅋ)

날씨가 하루종일 안 좋고 추워서ㅠㅠ

일어나자마자 밖부터 확인했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동도 일출 포인트에서 일출을 보려던 계획 무!산!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비바람을 뚫고 오동도까지 갔는데
왜 그랬을까 ㅎㅎㅎ
해는 보이지도 않고 난 신발까지 다 젖어버려서 여행 시작도 전에 지쳐버렸다.
우산까지 고장...

지쳐서 순천 도착. 순천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ㅠㅠㅋㅋㅋㅋㅋㅋㅋ 우울
역에서 시티투어 시간이 되길 기다리는데 너무 추워서 바들바들 떨었다.

10시 55분에 시티투어 탑승!!
순천은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아 여행지를 하루만에 다 둘러보기 어렵다고 해서 신청...
가이드 분이 함께 하면서 순천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해주셔서
버스타고 가면서 투어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간 곳은 드라마 촬영장!  


달동네는 진짜 달동네 같았다.
힘들어서 올라가다가... 그냥 내려왔지만 ㅋㅋ

 붕어빵. 따끈따끈.

다음은 선암사!
유홍준 교수님께서 제일 아름다운 사찰이라 평하셨다고......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참 좋았다.
작은 절이었는데 봄이 되면 정말 예쁠 것 같았다.
가이드 분께서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3월에 다시 오라고 하셨다.
선암사는 기온이 낮아서 순천 시내의 꽃이 질 때쯤 선암사 꽃이 만발한다는 말씀을 덧붙이시며...
그런데 동백 맞나... 3월 맞나... 기억이 잘 안난다 ㅠㅠ 설명 제대로 안 듣고 뭐했는지ㅜㅜ

선암사 둘러보고 밑으로 내려와 비빔밥을 먹었는데
지쳐서 그랬는지 배고파서 그랬는지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버스에 타고보니 가이드 분은 많은 식당들 중에 제일 맛있는 곳에서 드셨다고ㅋㅋ

다음은 낙안읍성.
깨알 재미 아저씨 표정 ㅋㅋㅋ

실제로 사람이 사는 곳인데도 한국민속촌같은 느낌.
간간히 집 안에 보이던 세탁기와 가재도구들이 사람 사는 냄새를 느끼게 해주었다.
의외로 마을이 크고 길이 복잡해서 버스에 타야 하는 시간에 늦을 뻔 했다.
마지막으로 버스를 탔지만 그래도 1분 전 도착!

다음은 마지막 코스인 순천만이었다.
순천만을 보고 다시 시티투어 버스를 타도 되지만 여유있게 보고 싶어서
따로 시내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갈대밭은 낭만적이었다. 또 가고 싶네. 봄되면 하늘공원 가야지!

갈대밭을 거쳐서 용산전망대를 가야 순천만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그 길이 아주 아득했다.
그렇게 멀 수가. 한 2-30분 산 탔음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고생해서 올라갔는데...

일출도 못 보고 일몰도 못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전망대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하염없이 순천만을 바라보는데 뭔가 좋은 조짐이 보였다.
햇빛이 구름 사이로 샤아아아악... 구름만 비켜나면 일몰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용산전망대에서 약 두 시간을 기다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지의 한국인 ㅋㅋㅋㅋㅋ
난방기구도 하나 없는 쉼터에서 너무 추워서 볼이 다 얼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일몰 ㅠㅠㅠㅠ 아름다워ㅜㅜㅜㅜ
두 시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이 일몰 덕분에 순천은 최고의 여행지가 되었다.

해가 모두 진 후에도 꽤 오랜 시간 동안 붉은 빛이 사라지지 않았다. 순천만 최고!!

내려와서 천문관측도 하고 싶었는데 예약을 못해서 천문대는 포기.
천문 관측은 올 여름 영월로 미뤄야겠다.
순천만 앞 버스정류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 전 정류장까지 걸어가서 탔는데
길이 전봇대 하나 없는 암흑만 가득한 길이어서 정말 무서웠다.
앞에 걸어가는 남자 여행자들이 없었다면 걸어가는 건 생각도 못했을 듯......
그래도 걸어간 덕분에 순천역 앞까지 앉아서 갈 수 있었다.

순천역에 도착해서 유명하다는 건복식당까지 가서 순대국밥을 먹었는데
여긴 분식집에서 파는 찹쌀순대가 들어있었다.
병천에서는 피순대로 만든 순대국밥만 먹어봤는데 독특하고 신기한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