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4박5일 ②
2016.12.20-21
나트랑 마지막 날 날씨가 좋아졌다.
해가 완전 뜨지도, 하늘이 파랗지도 않았지만 우리는 비 안 오는 것만으로도 기분 업.
당연히 바로 바다로ㅎㅎ
선베드에 누워있다 앉아있다 음악 듣다가 맥주 마시고 전신마사지를 받았다.
우리가 머물던 호텔은 마사지가 비싼 편이라 건너편 palm beach hotel 스파에 갔는데
다 비치는 커튼, 축축한 수건, 남자 마사지사 때문에 불편했던 첫인상이 싹 사라질 만큼 훠우...... 너무 시원했다.
How did you feel? 해서 잇워즈쏘귿!!!!!! 했더니 자부심 넘치는 표정ㅋㅋㅋㅋㅋㅋ
다만 우리가 콩기름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흡수 전혀 안 되고 향도 없는 오일 때문에
머리 다 떡지고 얼굴에 기름 돌고... ㅎㅎ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도 먹을 건 먹는다. 나짱에서의 마지막 음식.
여긴 음식이 대체로 부실하구나.
호텔 앞에서 탄 택시의 미터기 금액이 너무 빨리 올라가서 깜란공항에서 내릴 때까지 긴장했다.
찍힌 57만동 중 34만동만 내긴 했는데 이것도 적은 금액은 아니라 사기 당한 기분에 괜히 찝찝.
호치민 친구네서 하루 자고 MiuMiu에서 또 마사지를 받았다.
이번엔 30분짜리 머리, 어깨 마사지.
아프지 않은데도 시원해서 친구도 나도 만족.
걸어서 My Banh Mi
오리지널 반미와 프랑스 반미를 시켜 반씩 먹었다.
나는 오리지널이 더 좋았고 친구는 프랑스 반미가 더 좋았다고.
택시에서 저게 노틀담 성당이래! 하는 친구의 말을 들을 때만 해도 봉변을 당할 줄은 몰랐지.
사이공센터로 가다가 기사아저씨가 갑자기 교대를 해야 한다며 중간까지 금액 먼저 달라고
자기가 친구 손에 있던 지폐 뭉탱이를 막 뺏어가려 하는 것이었다!
친구가 빠릿빠릿하게 피해서 다행이었지 뺏길 뻔.
실랑이 하다가 중간까지 찍힌 돈만 내고 남은 거리는 걸어갔다. 양아치야 뭐야......
택시 때문에 불쾌해진 마음을 탑샵 구경하고 Cafe Terrace 에 가서 치유.
식물이 벽면부터 시작해서 공간마다 가득해서 숲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고ㅎㅎ
새장 같은 단독 공간도 너무 귀여웠다.
트리도 예뻐서 친구랑 사진 찍어주기 바빴다.
콘케이크라는 생소한 메뉴를 시켜봤는데 메나쥬리 미인빵과 비슷한 추억의 맛ㅎㅎ
분위기가 독특했던 여행자 거리.
코코넛커피 때문에 가보고 싶었던 콩카페는 사진만.
현지인도 여행자도 줄 서서 먹는 집이었던 Bun Cha 145 에서 마지막 식사. (가게가 작았던 건 비밀ㅋㅋ)
그래 이게 베트남 음식이지! 싶었던 분짜ㅎㅎㅎ
친구가 마이반미와 분짜145 중 뭐가 더 좋았냐고 묻기에 여기를 선택했다.
마이반미도 맛있긴 했지만 뉴욕 타이음식점에서 먹었던 반미를 잊지 모탭......
밤비행기라 친구네 집에서 공항까지 혼자 택시를 타고 갔는데
아저씨가 처음 보는 길로 가면서 기어를 너무 자주 만지는 게 어찌나 의심스럽던지.
유심을 안 사서 대처할 방법도 없어 속으로 내내 걱정을 했는데 더 싸게 도착했다;;
택시 때문에 두 번이나 신경썼어서 괜히 엉뚱한 사람만 의심했쟈나ㅠㅠ
글을 쓰고 보니 우여곡절이 많은 여행처럼 느껴지나 사실 이 여행에서 짜증났던 순간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친구가 편해서 그랬을까 아니면 상황이 안 좋아서 더 긍정적일 수 있었을까.
어느 쪽이든 충분히 만족하고 즐거웠으니 된 거... ㅎㅎ
어느 여행에서나 그랬 듯 빠르게 흘러간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